트럼프와 대화하는 법

작성자: 이준엽 | 날짜: 2025-07-12

트럼프의 언행과 외교 협상 전략을 이해하는 현실적 접근

넌 해고야! - 트럼프의 대화 방식과 성격적 특성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세계 외교 무대에서 독보적인 스타일로 평가받습니다. 그는 정치인이기 전에 엔터테이너였고 사업가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외교적 예의보다 자신의 본능과 존재감을 우선시하는 인물입니다. 특히 약한 상대를 조롱하고 멸시함으로써 우월감을 드러내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그의 현재와 같은 막무가내 외교를 원하는 것은 '넌 해고야!'에 열광하던 미국인들입니다. 미국 여권으로 세계 어디를 가나 최고 대접을 받아야 하는데, 최근에는 한국인들조차 미국인보다 우월한 대접을 받는 일까지 나타나고 있으니, 그들의 자존심이 참을 수 없는 상태로 진입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트럼프 캐릭터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외교 수장에게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각국은 트럼프와의 대화를 전략적으로 구성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멸시 타임'이라는 새로운 회담 방식 제안

이러한 상황에서 '멸시 타임(Derision Time)'을 회담 전 도입하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이는 트럼프가 협상 전에 상대를 충분히 조롱하며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해진 시간을 제공하는 제도입니다.

예컨대 회담 시작 전 15분 동안은 트럼프 전용 발언 시간으로 지정하고, 전 세계 언론에 생중계되도록 합니다. 그는 이 시간 동안 상대국의 정책, 경제, 정치 상황을 조롱하고,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며, 회담을 ‘승자의 기분’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겉보기에 우스꽝스럽지만, 그의 심리 구조를 파악한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트럼프는 상대를 이긴 듯한 기분이 들어야 비로소 대화가 가능합니다.

몽둥이를 든 미친개에게는 공간이 필요하다

흔히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몽둥이를 든 미친개와 같습니다. 즉, 그가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경제력, 미디어 파급력을 가진 존재일 때는 그의 원맨쇼를 억누르기보다는 '구조화된 방식으로 방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성격은 바뀌지 않지만, 우리가 회담을 설계하는 방식은 바뀔 수 있습니다. 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쇼를 통제된 방식으로 열어주는 것, 그것이 외교의 기술입니다. 지금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행동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걸 통제할 다른 장치는 없습니다.

미국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해야

트럼프가 또 대선에 출마할 수 있습니다. 세계의 대부분 나라들이 미국에 굴복된 모습은 지난 수십년 간 미국인들이 갈망하던 그림입니다. 그걸 지금 트럼프가 이루고 있습니다. 이게 미국인들이 원하는 현실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각국이 미국과 계속 관계를 맺어야 한다면, 이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앞으로 상당 기간 각국에 필요한 것은 도덕적 기대가 아닌 전략적 유연함과 현실 감각 그리고 회피능력입니다.

트럼프는 국민의 요구에 따라 논리보다 감정을, 대등함보다 우월감을 추구합니다. 그가 쇼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믿는 순간, 비로소 협상의 테이블에서 실질적인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결국 계속 미국에 의지해야 한다면, 외교는 무대 설계의 예술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게 좋습니다. 트럼프가 원하는 무대를 설계할 수 있다면, 협상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쇼는 이보다 더 진한 장면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미국인들의 측은지심을 선물받을 수 있는 검투사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도 필요합니다. 지금 미국인들이 원하는 것은 각국의 '극복'이 아니라는 사실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혹시 한국 학생들의 급식이 미국 학생들보다 월등한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면, 그걸 죽음으로 사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부자가 가장 혐오하는 것은 자기 보다 못한 주제가 고급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지 않고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