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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트랜드 전문가

     스톡포토 (Stock Photo)


여백을 만들다

사진을 정의하는 여러 종류의 문장들이 있지만 글쓴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이야기가 담긴 그림’이라는 표현이다.

아쉽게도 이 말이 정말 가슴에 와 닿았던 때는 필름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던 20년 전의 이야기였지만, 아직도 가슴 설레던 그때를 추억하곤 한다.

지금은 셔터 한 방이 신중했던 과거의 모습은 사라졌고 특별한 감정 없는 기계적 촬영에 테더링을 통한 모니터 즉시 확인을 당연하게 여긴다.

최근의 상업사진에서는 스튜디오 촬영뿐 아니라 야외 촬영에서도 휴대용 썬스크린 박스를 설치하고 노트북을 활용한 테더링 촬영이 일반화됐다.

테더링 촬영

이처럼 라이트룸 같은 보정프로그램의 활용과 더불어 촬영을 보다 용이 하게 하는 장비의 발전도 상업사진 세계에서 일반화된 풍경이다.

결국 이러한 디지털화는 스튜디오 촬영의 결과물에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를 없앴다.

노골적으로 얘기한다면 라이트룸이나 포토샵 같은 그래픽 툴이 일의 절반을 해내고 있어, 사진의 기법이 조금 부족해도 만족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앞서도 강조했지만 스톡사진은 기획이 중요한 상업사진의 세계다.

장비는 차선의 문제고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부분은 아이디어다.

그런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예를 들어 클라이언트로부터 직접 오더를 받는 상품 촬영이나 모델 촬영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의 아이디어와, 스톡 사진을 생산하는 사진가의 아이디어는 대상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야 한다.

다른 접근의 핵심은 한참 앞에서 했던 말 [스톡 사진은 도달하지 않은 오더를 예측해 미리 상품을 만드는 것]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운이 좋으면 잊고 있던 사진에서 가끔 대박이 터지기도 한다.

여러 번 강조했으니 이해하겠지만, 일반적인 스톡 사진은 Make a blank space(여백을 만들다)를 만드는 작업이다.

여백 있는 사진

앞서 얘기했던 매그넘포토 형식에선 사진 한 장에 결정적인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예술작품으로 사진이 아니더라도 흔한 여행사진이나 가족의 기록사진에서도 한 장 한 장에 모든 이야기가 녹아 있는 것이 일반적인 사진의 형식이다.

그것은 모두 기록의 의미로 접근하는 사진이기 때문이다.

그 사진들은 그것으로 끝이다.

하지만 스톡 포토에서는 작가의 기록이 담기면 안된다.

분명 사물이 찍힌 사진을 생산하지만 사진가의 생각이 없는 무생물적 표현으로 끝나야 한다.

사진에 생각을 넣는 것은 사진가가 아니라 구매자다.

스톡의 구매자들은 자신의 클라이언트 생각을 넣을 수 있는 사진을 찾는다.

그래서 스톡사진가의 생각은 사물에서 유리되어야 한다.

글쓴이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담긴 그림’은 이쯤에서 포기하는 게 좋다.

아래 이미지처럼 구매자가 어떤 메시지를 만들고 싶을 때 적절한 가교의 역할이 스톡 사진가의 몫인 것이다.

넘녀가 손을 맞잡은 사진

그래서 스톡사진가는 누구보다 트랜드와 시사 분석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앞으로의 사회적 합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부속품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2020년 스톡 포토 사이트에서 검색된 이미지는 COVID-19로 인한 여파가 그대로 나타났는데, PIXTA를 예로 들면 알코올 소독(6.430%↑), 시골이주(2,237%↑), 재택근무(2,115%↑), 워크 프로그램(965%↑), 마스크(598%↑) 순이다.

스톡 사진 전문가가 되면 쪽집게 도사가 된다.

사람들이 몇 달 앞에 무엇을 필요로 할 지를 아는 일에 접근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 일을 열심히 하면 다음 대통령은 어떤 사람일지 정도는 쉽게 파악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이준엽/북두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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