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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雪) 내리는 날 사진

     스톡포토 (Stock Photo)


사진 작가들은 거짓말 전문가

많은 사진작가들이 의도하지 않은 거짓말을 즐긴다.

말로는 내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사진에 담았다고 하지만, 유명 갤러리 작품들을 보면 실제 눈으로 관찰할 수 없는 장면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정말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담은 사진은 갤러리에 걸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유는 사진 갤러리 시장을 견인하는 주체의 대부분이 카메라 회사들이기 때문이다.

실제에서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담은 사진이 필요한 곳은 언론사 보도용으로 사용되는 사진들뿐이다.

보도 사진은 화질이나 구도와 같은 학문적 접근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실의 기록이었기에 역사에 남게 된다.

만약 사실 기록 사진에서 카메라 기종과 렌즈의 종류, 조리개와 셔터 속도, 필름 감도까지 감안하고 노출까지 보정된 사진이 등장한다면 연출을 의심받게 된다.


카슈미르 시위에서 몽둥이로 진압 장면

몽둥이 든 사진은 인도의 카슈미르 탄압, 총을 든 군인들 사진은 한국의 광주 학살

위와 같은 보도 사진이 아니고는 온통 거짓말 세상이 사진의 세계다.

풍경에서 왜곡으로 성공한 회사는 라이카, 사람의 모습을 잘 왜곡해 성공한 회사는 캐논, 사람은 물론 사물의 모습까지 잘 왜곡해 성공한 회사는 소니다.

한마디로 카메라에 프리셋을 장착하고 내보낸 셈이다.

우리가 흔히 만나는 갤러리의 사진들 대부분은 이렇게 프리셋을 통해 왜곡된 세계를 전시하는 영역이다.

그중에는 세상의 일부였던 개체를 세상의 중심으로 끌어 올리는 연출 작품도 존재하고, 많은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완성하는 작품도 존재하게 된다.

누구는 라이카 프리셋의 세계에 탐닉하고, 누구는 소니 프리셋의 세계에 탐닉하길 즐기지만, 말은 한결 같다.


"작가의 눈에 비친 세계."

그런데 사진에는 정말 작가의 눈에 비친 세계도 존재한다.

오늘 주제인 설경 사진이 그 예다.

설경 사진의 핵심은 흰색을 찍어야 한다는 점이다.

흰 눈의 감성을 담는 것은 두 번째 순위다.

그래서 눈 사진을 잘 표현하기 위한 장소를 잘 선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많은 눈으로 사물의 형체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가 된 설경이라면 흰 눈 자체가 핵심이다.

이때는 적정 노출보다 1~2스탑 높게 잡아야 눈을 잘 표현할 수 있다.

풍경을 소재로 잡은 쌓인 눈 설경 사진은 대부분 이렇게 찍은 것들이다.

하지만 눈을 좀 더 특화시켜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라는 동적 성질을 강조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면, 노출뿐 아니라 셔터 속도와 플래시에도 관심을 두는 게 좋다.

그리고 나를 도와줄 배경을 선정해야 한다.

눈이 내리는 날 하늘은 파란색이 아니라 무채색이기 때문에, 아무 배경도 없는 벌판에서는 어떤 재주를 부려도 눈의 생동감 같은 특화된 성질을 잡아 내기가 어렵다.

더구나 자연의 환경에서 내리는 눈을 찍은 것은 사실 묘사에 가까워 어떤 감동을 전달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눈오는 모습을 찍기 위해서는 도시의 전경(인간의 구조물)을 활용하라고 권한다.

아래 Simon Berger의 사진을 보자.


눈오는 날 트램

평상시에는 도시의 트램이 다니는 도로였을 뿐이지만. 위 사진은 눈 내리는 장면이 추가되면서 긴장감은 물론 꽉찬 화면을 만들었다.

트램을 모는 운전사 얼굴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사진을 보는 누구나 그의 얼굴 표정을 상상할 수 있다.

만약 저 장면에서 트램 운전사의 얼굴 표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면 시선이 그쪽으로 집중되어 망친 사진이 된다.

또 저 사진에서 배경을 전부 빼고 생각해보면, 왜 설경에서 배경이 중요한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위 작가는 좁은 화각을 선택 후 발광셔터를 사용했다.

마침 트램 하부의 빨간색과 라이트는 하늘이 도운 찬스에 속하고, 작가가 사용한 평범한 화소 카메라와 구형 렌즈는 사진에 감성을 더했다.

약간의 내리막 길이 되는 지점을 선택한 것은 작품 전반을 지휘하는 내용이됐다.

이 사진을 만든 카메라는 올림푸스社의 아마추어 보급 기종으로 한국에서는 중고로도 거래되지 않는다.

위의 기법이 눈을 배경과 연결해 장면을 만들었다면, 또 다른 기법은 셔터 속도를 조절해 내리는 눈을 역동적으로 혹은 노출 오버로 특별한 사진에 접근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다음에 다시 다룬다.

[이준엽/북두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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