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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포토, 미개척 분야를 탐색하라

     스톡포토 (Stock Photo)


스톡 사진은 어렵다. 그리고 쉽다.

똑같은 카메라와 렌즈, 조명을 사용한 사진을 찍어도 어떤 사람은 1년에 2억 원의 수익을 올리고 어떤 사람은 피자 몇 판 사 먹을 정도의 푼돈 만을 얻기 때문이다.

어떤 사진에서는 클라이언트인 내 속마음을 어떻게 알고 이런 사진을 찍어 놨는지 탄복하기도 했고, 수십 컷의 사진들 모두가 방향이 맞지 않아 답답할 때도 있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A 작가의 사진들에선 어떤 사진을 고르는 게 좋을지 망설였고, B 작가의 사진들에선 도무지 마땅한 사진을 찾는 게 어려웠다.

그것은 비단 사진들에서뿐 아니라 하청 준 광고 회사의 디자인 팀에서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광고의 콘셉트 전체를 이해하는 것과 그 광고에 필요한 요소를 배치하는 것은 아마도 다른 세계였던 듯하다.

시안 속 사진 전체가 광고의 방향과 맞지 않는 것만 뽑는 팀도 있었다.

광고는 그만큼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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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광고는 기만이다.

일반인들은 광고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마구 뿌려지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많은 영역에서 매우 계산된 방식이 적용되는 세계다.

예를 들어 지방 어느 곳에 분양 총액이 400억 원인 레지던스를 한 동 기획했다고 치자.

제대로 된 디벨로퍼라면 착공 1년 전부터 작업에 들어간다.

이때 광고는 1차 전파자가 되는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자나 유튜버, 블로거들을 위한 정보 형태를 띠기 때문에, 광고 회사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종편이나 언론사를 상대로 한다.

어떤 정보에 접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그들이 필요한 내용을 생산하는 개념인데, 한마디로 낚시에서 밑밥을 뿌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때 광고엔 비용이 제법 들어가지만, 해당 지역에 신축 레지던스 관련된 내용은 눈곱만큼도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야 종편이나 언론사에서 정상적인 기사로 다룰 수 있다.

다만 지역 부동산 업자나 블로거들이 내가 분양하려는 레지던스가 상상의 끝에 존재하도록 유도한다.

자! 여기에 사용될 사진과 동영상 같은 자료화면 그리고 연관 사인이 중요하다.

1년 후에 시작될 분양 광고지에 들어갈 내용과 매치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1년 전의 기사나 방송 내용이 디벨로퍼가 공급했다는 것을 알 수 없어 높은 신뢰도를 가진 정보가 된다.

기획에서는 그 속에 1차 전파자들을 위한 자료 화면과 사인이 들어간다.

여기서 사인은 이 기사에서 혹은 이 방송에서 이런 단어를 최대한 많이 사용해 달라는 개념으로 이해해도 좋겠다.

기사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간격을 조정하며 계속 이어진다.

토지의 잔금을 치르고 명의가 이전될 시점엔 또 다른 광고가 시작된다.

목적은 분양이라는 한 가지뿐이지만, 각각의 시점에 필요한 광고 사진과 사인의 맛은 다르다.

이렇게 구획이 만들어지면, 또 그 안에서 온갖 종류의 서비스와 상품이 파생하며 하나의 군집을 이루게 된다.

이렇게 하나의 광고에서도 단계 별 혹은 대상 별로 쓰이는 이미지와 사인이 다르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부동산 개발과 관련한 일련의 광고 흐름을 예로 들었다.

큰 시장을 보는 스톡 사진가는 클라이언트들이 원하는 사진을 만들어내는 데 매우 능숙하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필자가 클라이언트로 현직에 있을 당시 구하지 못했던 사진을 지금 시점에서 다시 검색해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톡 사진가들은 사진 한 장 당 수십 개의 키워드를 끼워 넣으며 사진을 알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어떤 스톡 사이트의 이미지 총개수는 수억 개에 달하지만, 필자가 원하는 사진은 한 장도 구할 수 없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필요한 사진을 얻기 위해선 대충 소질 있는 직원을 시켜 찍은 사진을 사용하지만, 이런 현실을 스톡 사진가들은 알지 못한다.

이 글을 쓰는 시점이 2021년 03월 08일이었다.


필요한 이미지를 구할 수 없었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하나의 예를 위해 ‘모델 하우스 분양 상담’이라는 검색어로 여러 스톡 사이트를 검색한 결과는 아래와 같다.

"죄송합니다. 찾으시는 이미지에 대한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키워드의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모델 하우스와 관련된 이미지 광고는 매우 큰 시장이지만, 어찌 된 일인지 우리가 수십 년째 봐오며 연상할 수 있는 모델 하우스 이미지는 스톡 마켓에 한 장도 존재하지 않는다.

키워드를 분리해 “모델 하우스”만 입력했을 때는 외국의 이미지가 약간 나오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에서는 부족한 이미지들이다.

“분양 상담”으로는 역시 찾는 이미지가 없다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부동산 관련 광고 시장이 우리나라 전체 광고에서 차지하는 광고비 총액에서 탑이기 때문에, 최소한 “분양 상담”으로 검색되는 이미지 정도는 생산했을 법도 한데 전혀 아니다.

상당한 전문가들이 스톡 포토 마켓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위 사례와 같이 시장의 수요는 있어도 전인미답 수준의 분야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는 스톡 포토에 대한 최초의 접근에서 왜곡된 부분이 있거나, 체계적이지 못한 접근이 원인으로 보인다.

스톡 포토는 예술적 기교로서의 프리미엄 시장도 존재하지만, 예술과는 전혀 상관없는 객관으로서의 이미지 시장이 더 커지는 추세다.

사진을 찍기보단 이미지를 만드는 제작 공장이라는 개념 접근이 더 현명하다.

스톡 포토의 사진가는 사진 공장의 공장장인 셈이다.

[이준엽/북두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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