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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돈물

위선 만능의 세상이다. 공정을 지상 최고의 가치인 양 떠들며 대통령이 된 전직 검찰총장인 자가, 정작 대통령이 된 뒤엔 공정하지 않은 세상을 대표하는 인물이 됐다.

그래 놓고 뭐가 문제냐는 식의 황당한 발언은 국민의 가슴에 더 큰 상처를 남겼다. 올해(2024년) 1월, 자살사망자가 1,000명을 넘었다는 기사는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한다.

위선이 보편화된 세상을 함께 하기 버거운 사람들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책 ‘사람돈물’은 그런 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위선이지만 그게 다른 누군가를 괴롭힐 수 있는 도구이거나, 다른 누군가의 몫을 빼앗을 수 있는 능력이기에 대우받는 세상의 이야기다.

저자는 지금 시대를 대표하는 나쁜 세상의 이야기를 50대에 시골에서 상경한 목수 탁천호가 겪는 관점에서 풀어 썼다.

사람돈물
사람돈물
 

그는 호텔 목공실에서 제품을 만들어 외부에 판매하는 경이로운 투잡족이었다. 뻔뻔한 입으로 밝힌 부수입 규모는 호텔로부터 받는 월급의 절반에 달했다. 보통 사람은 상상하기도 힘든 그 ‘측정 불가’한 어둠의 지혜 앞에서 미다스조차 명함을 내밀기 어려울 것 같았다. - '사람돈물'中

 

그때서야 고가의 욕실 면도경이 수리 없이 교체되고 버려지는 이유를 이해하게 됐다. 원청의 호텔 직원들은 재직 중엔 고장에 특화된 제품을 공급하는 납품 업체로부터 재미를 보고, 퇴직 후엔 해당 업무 유관 업체인 협력업체 간부로 옮겨 넉넉한 노후를 즐기는 것이다.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미다스의 후예들이었다. - '사람돈물'中

 

어른들 셈의 매개물이 된 아이들이 불쌍했지만, 정부지원금이 있는 사업장에 ‘일만 하는 목수’는 필요 없는 세상이었다. 그들이 필요로 했던 것은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생각 있는 목수’였다. - '사람돈물'中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놈이 많다는 패러독스의 정치인 허OO 씨가 오랜 기간 상당한 지지를 얻는 현상이 이해되는 세상이었다. 그들은 나보다 먼저 이런 ‘사람돈물’들을 만났음이 틀림없다. - '사람돈물'中

 

제출했던 이력서엔 앞서 직책이 2개월짜리 본부장이었다는 내용을 차마 기록할 수 없었는데, 신내림을 받았다는 무당 사장에게 또다시 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전 직장에서는 구내매점에서 임명됐고 지금은 삼겹살이 있는 술집에서 임명됐다는 차이다. - '사람돈물'中

 

“짐작하시겠지만 수상 등급은 수상자가 정하는 겁니다. 대상이 필요한 사람은 대상 가격을 지불하고, 금상이 필요한 사람은 금상 가격을 지불하는 거죠.” - '사람돈물'中

 

“아까 사장하고 저는 처음 본 사이입니다. 선배 기자님이 여기 좀 대신 가라고 등 떠밀어서 온 거죠. 후배를 보낸다고 통화는 했겠지만, 저를 처음 보면서도 저렇게 아는 척을 하네요.” - '사람돈물'中

 

다가올 미래는 불투명했지만 지금 직장에선 입사하고 두 달도 안 돼 라디오 생방송에 부동산전문가로 참여하게 됐다. - '사람돈물'中

 

뼈 있는 질문이었지만, 이 바닥의 진짜 전문가인 사람도 우리 회사가 홍보대행사라고는 전혀 짐작 못 하고 있었다. 애버토리얼에 충실했던 우리 잘못은 아니지만, 얼굴이 화끈거렸다. - '사람돈물'中

 

나는 그 허주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애동 사장의 허주는 빳빳한 신사임당일 것이기 때문이다. - '사람돈물'中

 

'사람돈물' 공식 판매처

책의 형태:PDF, 출판사:e퍼플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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